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할 때, 기존 레거시 자동차 회사들은 아무도 테슬라를 경쟁사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테슬라를 벤치마킹하여 따라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처음 출시하였을 때, 인터넷이 가능한 핸드폰이 출시되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슬라와 경쟁자들 그리고 애플과 노키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슬라는 물리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유래한 전기차 회사이며, 창업자는 엔지니어인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며, 2003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2004년 650만 달러(약 80억 원)를 투자하면서, 최대주주 겸 이사회 의장이 되었습니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20세기 초반에 설립이 되었으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자동차 회사들도 수두룩 합니다. 따라서,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 기존 레거시 회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테슬라 모델 3을 뜯어보고, 테슬라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이 얼마나 앞선 기술인지를 놀라면서, 테슬라는 6년이나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2025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제어 플랫폼'을 테슬라는 이미 2019년도에 이미 완성을 했던것이죠. 테슬라는 이미 '움직이는 고성능 컴퓨터'가 자동차의 미래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레거시 코스트"란 어떤 혁신을 하려 할 때, 이미 갖고 있는 조직이나 기업 문화, 조직 내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약 요소가 되며, 거대한 비용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까지, 노키아의 피처폰은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핸드폰 최고의 브랜드였습니다. 애플은 피처폰을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었으며,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과 인터넷이 결합한 스마트폰이 출시되었을 때, 전 세계가 스마트폰 열풍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노키아가 애플보다 핸드폰 만드는 기술력이 떨어졌을까요? 아니면 돈이 없었을까요? 하지만, 노키아는 애플에 대적도 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높은 기술과 많은 자본력을 가졌다고 해도, 레거시 코스트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혁신을 이루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기술이나 인재가 부족할지라도, 아예 새로 시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908년에 창립된 GM은 누가 뭐래도 북미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 최고의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2006년 도요타에게 판매대수 1위를 넘겨주기 전까지는 말이죠. 한때 미국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했던 GM은 2007년 25%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 후, 1년 뒤 GM은 미국 금융위기 때 파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0년대 초 GM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을 때, 혁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빠르게 개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GM은 기존 전통 방식의 작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혁신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거대한 '레거시 코스트'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죠.
노키아와 GM은 새로운 경쟁자가 나왔을 때, 빠르게 혁신하여 그 트렌드를 쫓아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레거시 코스트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가 파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기차의 시대가 이미 현실로 다가오게 되었으며, 자율주행차라는 큰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현재 신생기업인 테슬라가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테슬라는 제2의 애플이 될 수 있을까요?
테슬라의 경우, 거의 백지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레거시 코스트'에서 정말 자유로우며, 일론 머스크가 추구하는 이상향을 향해 최고의 인재를 끌어모으며 최고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과거 피처폰 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의 위협을 간과하고 대응을 늦췄다가 회사 존립까지 위협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트렌드가 오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계기로 내부의 '레거시 코스트'를 없애 나가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노키아, 모토로라, LG폰과 같이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이 시대를 위기로 삼아 빠르게 혁신을 하지 못한다면, 수년 안에 여러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을 보게 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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