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이란 자율주행이나 차량 성능의 업데이트가 쉽게 되도록 모든 기능을 중앙에 집중하여 제어하게 만든 플랫폼을 말합니다. 테슬라모델 3의 경우 ECU(electronic control unit) 3개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있으며,단지 이 3개의 전자제어 장치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검증, 보완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그럼, 테슬라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 OTA와 ECU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CU(electronic control unit)란 전자제어 유닛이란 뜻으로, 엔진의 연료 분사를 제어하는 말이나, 현재로는 엔진 제어 이외에도 차량 변속기, 차체 자세 제어, 에어백 제어, 타이어 공기압 관리 등에도 ECU가 사용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control 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차량은 중앙의 두뇌가 차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인식하고 처리해 명령을 내리는 반면, 다른 회사 차량은 그런 처리 과정이 제각각 일어나고 있습니다.그나마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폭스바겐의 최신 차량조차 ECU가 70개 이상 들어있으며, 통합제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닛산 신형 전기차 리프에서도 ECU가 30개가량 들어있습니다.그리고, 나머지 브랜드의 전기차는 100개가 넘는 ECU를 보유하고 있습니다.테슬라는 ECU 숫자를 극단적으로 줄여 중앙에서 통합 관리함으로써 자율주행기능이나 차량 성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OTA)해줄 수 있습니다.스마트폰의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되면 스마트폰을 새로 사지 않아도 향상된 성능을 즐길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OTA(over the air)란 무선통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로서, 차량 정비소에 방문하지 않아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 오류 개선, 보안 강화 등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이 기능은 테슬라가 2012년에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먼저 탑재하여, 현재도 선두권에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차량 기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때, 소프트웨어 오류를 최소화하려면 차량 내 ECU 간의 호환성이 높아야 하고, ECU 수가 적을수록 이런 과정의 수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이죠.또한 ECU가 줄어들면 각 ECU간의 배선도 줄일 수 있어 경량화나 공간 절약에도 도움이 됩니다. 테슬라는 모델 3을 설계 초기부터 이 모든 것을 고려해 개발한 것이며, 이를 '테슬라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기존 자동차 회사들도 테슬라 차량처럼 OTA 등을 구현하기 위해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을 개발 중이지만,업계에서는 실용화가 되려면 2024년 이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벤츠와 엔비디아는 차량용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두 회사는 2020년 6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차량의 컴퓨팅 아키텍처를 공동 개발하여 2024년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향후 벤츠의 S클래스부터 A클래스까지 모든 차세대 모델에 탑재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강력한 개발 능력을 보유한 업체이고, 벤츠는 자동차 업계 중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이해도가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두 일류 기업이 총력을 기울여 개발에 나섰지만 성과물이 나오는 것은 빨라야 2024년 후라는 것입니다.이는 테슬라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 기술이 얼마나 선진적인지를 보여주는 뜻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나온 후, 기존 휴대폰 업계 강자들의 대응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아이폰은 단말기 내에 강력한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을 탑재해 다양한 기능을 매끄럽게 구현했고, 무선 업데이트로 전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노키아, 삼성 등은 처음에는 이를 가볍게 보았으며,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아이폰에 맞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하지만, 아이폰과 같은 성능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으며,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되었으며,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쟁력도 애플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된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은 다른 자동차 회사 차량에 탑재된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중앙집중식 컴퓨팅 파워를 갖고 있습니다.이는 테슬라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주행 보조 시스템, 그리고 앞으로 OTA를 통해 성능을 높여나갈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테슬라는 처음부터 전기차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 설계 때부터 자신들이 마음먹은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에서부터 시작한 오랜 역사가 있죠. 따라서 차량 제어도 내연기관차가 기본입니다.이런 이유로 갑작스럽게 전기차와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으로 이행하기는 처음부터 전기차로 시작한 테슬라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와 같은 플랫폼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도요타나 폭스바겐 같은 일류 회사들에도 소프트웨어 및 전자제어 관련한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있습니다.하지만, 그들이 테슬라와 같은 통합 전자 제어 플랫폼으로 쉽게 가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이유는 기존 부품, 개발 업체와의 관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스템을 뜯어고치려고 하면, 지금까지 자동차 회사의 성장을 뒷바침 해온 견고한 공급사슬을 파괴하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손실과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테슬라의 통합 전자제어 플랫폼을 이기기 위해선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왔던 '과거의 유산'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견고했던 내연 자동차의 플랫폼을 빨리 제거하고, 새롭게 스타트하여 테슬라를 따라잡아야 하는데, 과거의 유산들로 인해,빠른 교체가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왜냐하면, 이들의 자동차 회사는 아직도 내연기관차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되어야 하는데, 테슬라와의 기술 격차는 지금도 점점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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